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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전략 경영
작성일 : 09-08-26 10:50
글쓴이 :
박갑주교수
조회 : 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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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브랜드를 구축하라
우수한 제품도 히트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마케팅 활동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능력 있는 CEO도 기업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 CEO 브랜드는 왜 중요하며,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 지 알아본다.
지난 한 해 Fortune, Businessweek, Forbes 등 경영 잡지들의 표지를 가장 많이 장식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브랜드 가치 1위라는 빨간 바탕 하얀 글씨의 코카콜라 로고도 아니고 마이크로 소프트의 나비 로고도 아니다. 다름 아닌 CEO들이다. 기사 내용이 CEO 개인이 아닌 기업에 관련된 것일지라도 회사의 로고 대신 CEO가 표지로 등장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CEO가 기업의 심볼 보다도 더 큰 상징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CEO 브랜드란?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를 기업의 BI(Brand Identity)라고 한다. 기업 BI를 개인 차원에서 그 회사의 대표인 CEO에게 적용시킨 것이 CEO 브랜드이다. 잭 웰치, 빌 게이츠, 리처드 브랜슨, 칼리 피오리나 등이 차별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성공적인 CEO 브랜딩 사례로 손꼽힌다.
물론 이들 성공한 CEO들은 그 자신이 유명 브랜드가 되기에 앞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 받고 있었다. 명품이 되기 위한 기본은 우수한 품질인 것처럼 이들의 브랜드 가치를 단순히 관리된 결과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한 유능한 CEO들 중에는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인물들도 많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CEO 브랜딩이라는 것은 음지에 있는 CEO를 수퍼 스타로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다. 기업의 총체적인 BI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CEO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또한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그가 가진 역량을 마케팅 하라는 것이다. CEO 브랜드의 고객들이란 주주, 임직원, 거래 파트너, 기업의 잠재 지원 인력,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이 될 것이다.
CEO 브랜드, 왜 중요한가?
미국 Harris Poll의 조사는 고객들이 더 이상 기업이 제시하는 비전이나 목표치를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회사는 이러합니다라고 떠드는 광고가 효과적이지 않을수록 기업이 다른 방법으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보다 중요해진다. 비슷한 품질임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프리미엄을 주고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은 브랜드가 주는 “일관성”에 대한 보장 때문이다. CEO의 이미지를 통한 브랜드 관리가 점차 중요해 지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1. 투자자에게 CEO 브랜드는 위험보장
증권 전문 인터넷 사이트 팍스넷이 “CEO가 코스닥 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서 10명 중 8명이 “CEO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응답했다. CEO가 중요한 것은 자산이라고는 장래성 밖에 없는 벤처 기업 뿐만 아니다. 미국의 휴렛팩커드(HP)사가 신임 CEO로 루슨트 테크놀로지 사장인 칼리 피오리나를 영입한다고 발표했을 때, HP주가는 2달러 68센트 뛰었고 루슨트의 주가는 1달러 87센트 떨어졌다. AT&T 가 마이클 암스트롱을 영입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AT&T의 주가는 5% 이상 상승했다.
월드컵이 끝난 한참 뒤에도 축구 경기의 성적이 좋지 못하면 히딩크 감독을 재영입 해야 한다는 주장이 농담처럼 끊이지 않는다. 리더의 능력에 대한 과거의 긍정적 경험이 대중에게 앞으로의 성과에 대해서도 믿음을 주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라커 교수는 CEO의 평판이 10% 호전되면 그 기업의 주식 평가액이 24% 증가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CEO의 평판은 불안한 투자를 안정시키는 위험보장과도 같기에 중요하다.
2. CEO 브랜드는 기업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인 마케팅 활동에서 감성적인 터치가 주목 받고 있음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기업 브랜드 또한 제품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 고객의 감성에 다가가려 한다. 그리고 기업 브랜드를 인간적으로 만드는 활동의 첨병은 바로 CEO와 직원들이다.
서두에 언급된 경영관련 잡지들의 표지를 기업의 심볼이 아닌 CEO가 장식할 만큼 CEO는 기업 BI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기업의 윤리, 비전, 문화 등을 설법하는 걸어 다니는 표상으로서 의도적으로 관리하건 그렇지 않건 그 스스로가 기업의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BI 관리 차원에서도 CEO 브랜드는 관리 되어야 한다.
3. 임직원들을 통합시키는 힘
CEO가 추진력이 있고 조직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면, 영입 될 때 이미 임직원들의 자세가 달라지고 전에는 할 수 없었던 개혁이 가능해 진다. 특히 강력한 CEO 브랜드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추진력을 발휘한다.
New Coke의 출시로 위기에 빠질뻔한 코카콜라는 Coke Classic으로 부활하게 된다. 신제품의 출시와 이를 번복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던 것에는 CEO 고이주에타의 명성이 큰 몫을 했을 것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CEO 브랜드는 고객이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처럼, 조직 구성원의 믿음이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응집력을 발휘한다. 외부 홍보적 차원 외에도 CEO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4. 기업의 평판을 결정
미국 커뮤니케이션 전략 연구소인 버슨 마스텔러가 1997년부터 2년마다 실시한 CEO 평판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CEO의 중요성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CEO, 기업체 간부, 재무 분석가, 기관 투자자, 언론인, 정부 관료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이 조사에서 CEO의 평판이 기업 평판에 미치는 영향은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1년에는 그 비중이 48%에 이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평판이 좋은 CEO가 재임하는 회사는 (1) 주식을 사도록 추천하고 싶으며 (2) 주가가 좋지 않은 위기 상황에서도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으며 (3) 좋은 인수, 합병 상대로 생각되고 (4) 좋은 근무 환경으로서 추천할 것이며 (5)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CEO 브랜드를 구축한 기업은 투자자로부터 일반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CEO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듯 CEO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CEO의 일거수 일투족은 보다 많이 노출된다. 경영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디어는 이전보다 그 수가 훨씬 증가되었고 CEO들은 이들에게 가장 다루기 좋은 주제이다. 따라서 CEO들은 어떻게 그 자신이 비쳐지는가에 더욱 많이 신경 써야 한다. 왜냐하면 CEO로서의 그는 개인이 아니라 기업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CEO 브랜드 구축, 무엇이 필요한가
대중에 호소하는 능력, 스타성, 윤리성, 스토리텔링, 이벤트 등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는 CEO 브랜드 구축 기술도 다양하다. 이것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제품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케팅의 세부 전략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인 측면 말고 CEO 브랜드를 생각할 때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대표적인 스타 CEO들의 사례를 통해 CEO 브랜드 구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보자.
1. 기업의 문화에 걸맞는 차별화된 포지셔닝
브랜드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이지만 CEO 브랜드에 있어서는 한 가지가 더 요구된다. 기업을 대변하는 수단으로서 기업 문화에 걸맞고 때로는 기업이 가지는 부정적인 측면을 상쇄할 수 있는 이미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항공·음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영국 버진그룹(Vergin Group) CEO 리처드 브랜슨은 반항아, 히피, 해적 등 강력하고 독특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거대 기업의 CEO로서는 매우 차별적인 그의 이미지는 이미 골리앗이 되어 버린 버진을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으로 인식하게 한다. 바디샵(Body Shop Corporation)의 애니타 로딕의 모든 행동은 바디샵의 경영 이념을 반영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리필할 수 있는 단순한 모양의 화장품 용기로, 자연주의는 동물 실험에 반대하고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또한 제 3세계에의 관심은 저개발국의 수확물을 정당한 가격에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의 부호로 손꼽히면서도 여전히 젊고 소탈한 모습의 천재를 연상시키는 빌 게이츠의 스타일은 급속히 변화하는 산업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IT기업의 이미지와 일맥 상통한다. 뿐만 아니라 독점 시비에 휘말린 MS의 탐욕적인 면을 상쇄시키는 효과도 있다. 포춘의 편집장인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이 평가한 것처럼 빌 게이츠의 마케팅 능력은 컴퓨터 기술을 훨씬 능가한다.
2. 언론과의 관계에서 주체가 되라
각계 각층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들의 성공담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한 <성공시대>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은 적이 있었다. 기업인들의 경우는 방송 출연이 기업 홍보에 톡톡한 재미를 주어 출연 경쟁도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언론 플레이라는 말도 있지만 감추고 싶은 면에서는 가능한 한 멀리하고 싶은 것이 언론이고, 반대로 언론만큼 좋은 홍보 수단도 없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확연한 이미지로 각인된 CEO들을 돌아보면 흔히 말하는 스타성과는 거리가 먼 CEO들도 많다. 이들은 언론의 주목은 받을 지언정 언론을 좇아 다니지는 않는다.
IBM의 CEO 루 거스너는 카메라 앞에 서면 자신도 모르게 과장된 약속을 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불필요한 인터뷰는 자제하고 반드시 필요할 때, 영향력 있는 매체와 기자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거스너의 인터뷰는 언제나 메이저 언론의 주요 특집으로 다뤄졌고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 성공한 CEO 브랜드 사례로 손꼽히는 안철수도 설익은 생각이 새어 나갈 수 있는 인터뷰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전문가로서 명확히 의사를 표명하고 두 권의 자서전과 전문 서적 집필 등으로 고유의 이미지를 형성해 왔다. 그의 경영자 답지 않은 독특하지만 소신 있는 행적 하나하나가 그를 자연스레 미디어의 총아로 만들었다.
명품 브랜드는 TV광고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CEO 브랜드도 그가 얼마나 언론에 많이 노출되느냐에 의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언론과의 관계에서 주체가 되어 이를 요령 있게 통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3. 내부 고객부터 팬으로 만들어라
브랜드를 구축해야 하는 대상이 누구인가? 이것을 생각했을 때 CEO 브랜드의 경우에는 특히 기업 내부 고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지 유명한 스타 CEO와 CEO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CEO의 차이라면 내부 고객- 직원들에게 자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브랜딩했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CEO 브랜드를 통해 기업의 전략과 나아갈 방향이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주체인 직원들에게 명확히 전달될 수 있다. 각각의 기업과 기업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인 이미지는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는 현대 직원들은 이렇다, 삼성 사람들은 이렇다라는 나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는 사실이든 아니든 인력 시장이나 거래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어차피 CEO 브랜드도 기업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이미지로서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가치가 직원들에게까지 공유되는 것은 중요하다.
유명한 CEO 브랜드들은 언제나 외부 이해 관계자들에게보다 조직 내부의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더 많은 대화의 시간을 할애한다. 취임 초기에는 외부 인터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칼리 피오리나도 이후에는 직원들을 향한 대화의 기회를 가지는 데 더욱 주력했다. 자신의 연설 내용을 회사 웹사이트에 올려놓았고 여러 도시를 순회하면서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는데 더욱 주력했다. 사내 출판부는 <칼리와 여행을> 이란 칼럼을 시작하여 사장에 대한 가십을 실었다. CEO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가치를 함께 실천하고 지지해 줄 직원들을 먼저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4. 본질에 충실하라
브랜드는 일종의 약속이다. 고객들은 지속적인 품질의 보장 때문에 프리미엄을 지급하고도 브랜드를 선택한다. 따라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관된 행동과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통해 신뢰를 획득해야 한다. 일관된 약속은 능력을 포함한다. CEO 개인의 이름이 브랜드화 되는 것은 높은 연봉을 받게 되면서부터이지만,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창업주 못지 않은 노력과 창의력이 실적으로 증명된 다음에야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업적 없이 연봉이나 브랜드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본인이 여러 차례 자서전에서 고백한대로 기업의 이미지나 개인의 이미지 관리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경영자라기 보다는 연구자에 가까운 이미지이다. 그럼에도 그가 확고하게 굳힌 성공적인 CEO 브랜딩의 사례로 자주 꼽히는 것은 술수라고는 쓸 줄 모르는 고지식한 이미지가 그를 오히려 다른 기업인들과 차별화 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대중의 호감을 살 수 있었다. 그것이 계산되지 않은 결과였다 할지라도 이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결국 CEO 브랜드 구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과 사람 됨됨이라는 본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브랜딩이라는 다소 전략적이고 기술적인 표현이 어색할지 모르지만, 정직한 것 그 자체도 어찌 보면 전략과 술수가 난무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고수하기 쉽지 않은 전략이 될 수 있다.
CEO 브랜드는 몸값을 올리고 유명세를 타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기업의 발전을 가져 오지 못하는 CEO의 이름은 유명할 수는 있어도 명품은 될 수 없다. 스타 CEO의 함정에 빠진 이들과 진정한 CEO 브랜드는 장기적으로 구별이 된다. 브랜드란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약속이고 진정한 CEO는 반짝 인기가 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스타 CEO가 아니라 기업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서 CEO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다.
(출처)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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