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윤광원 기자(세종) = 우리나라 사람들이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쌓일 때 나타나는 ‘탈진증후군’ 혹은 ‘연소증후군’인 ‘번아웃 신드롬(Burnout Syndrome)’에 특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번아웃 신드롬이란 한 가지 일이나 업무에 지나칠 정도로 몰입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무력감에 빠져 버리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의 정신분석 의사인 프루덴버그가 처음 사용한 심리학 용어로 심할 경우 수면장애, 우울증, 심리적 회피, 인지능력 저하,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인의 근무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3번째로 긴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번아웃 신드롬에 특히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인의 근무시간은 연평균 2090시간으로 터키,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OECD 평균치는 연 1765시간이다.

전체 근로자 중 주 50시간 이상 근무자의 비율도 한국은 27.1%로 OECD 국가 중 3번째로 높다.

또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6.0점으로 OECD 평균인 6.6점보다 낮고, 삶의 만족도 순위도 35개 국가 중 23위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 남성들은 만족도가 5.8점으로 여성(6.2점)보다 낮은데, 이는 가사 및 육아시간이 여성의 5분의 1 수준이어서 가정생활을 통해 삶의 만족을 얻을 여지가 적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한국인들은 상대적 빈곤율이 OECD 국가중 8번째로 높고 노인층은 49%에 달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를 높여서라도 직장에서 인정을 받으려는 인식이 강하다.

이와 관련, 농협경제연구소는 번아웃 신드롬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단기적으로 소모시키기 때문에 기업에게 장기적으로 손실임을 인식하고 적절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홍년 책임연구원은 “번아웃 신드롬은 적극적이고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해 쉽게 피로해져 발생한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휴식을 제공하고 칭찬과 적절한 물질적 보상을 해주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