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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노하우
작성일 : 09-08-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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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갑주교수
 조회 : 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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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747
끝내 2009년1월 효과 없이 2월을 맞았다. 주식시장만 썰렁한 게 아니다. 실물경기는 훨씬 더 춥다.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보기가 두렵다.
성장률은 물론 수출 증가율, 소비재 판매(내수) 증가율, 제조업 가동률, 신규 취업자 수 가릴 것 없이 죄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자고 나면 나쁜 숫자가 나오니 새해가 시작된 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벌써 몇 달 지난 것 같다.
추락하는 성장률은 날개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5.6%로 급락할 줄은 몰랐다. 1월 22일 한국은행이 성장률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올해 연간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내다본 곳은 외국계 투자은행·증권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한국은행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이튿날부터 국내 증권사들도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 대열에 합류했다. 급기야 1월 2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3~-2%로 수정 전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날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이명박 대통령은 “성장률 등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자”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의 성장 목표 3%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정부로선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면서 하반기부터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는 ‘U자형’을 기대한다. 하지만 시장에선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L자형’ 곡선을 그리거나 하반기에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가 내년 상반기 이후 다시 힘을 잃는 더블딥(이중 침체·W자형) 가능성을 경고한다.
호기롭게 이륙한 MB정부의 ‘747 비행기’는 집권 첫해 제대로 날지도 못한 채 불시착한 형국이다. 7% 성장 목표는 반 토막 났고,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는 그 출발선인 2만 달러마저 반납하고 말았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지난해 1년 사이 25.7% 폭락한 탓이다.
영국 파운드화(-27.2%)에 이은 세계 두 번째 불명예 기록인데, 올 들어서도 원화가치 절하율(1월 28일 현재 -8.5%)은 세계 1위다. 이러다가 7대 경제강국 진입은커녕 주저앉고 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똬리를 튼다. 그래도 세계적 금융위기의 진원지 미국은 새해를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새롭게 출발했다.
취임사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을 “탐욕과 무책임의 결과”라고 지적한 오바마는 ‘새로운 책임의 시대(new era of responsibility)’를 제창했다. 엔진 두 개 모두 새떼와 부딪혀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비행기의 승객과 승무원 155명이 모두 무사한 것은 조종사의 책임감 있는 행동의 결과였다.
올해 57세의 기장은 침착하게 강물 위 착륙을 결정하고, 승객들에게 이를 알려 심적으로 안정시켰다. 승객들이 모두 구조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비행기 기내를 두 차례나 살폈다. 사람들이 칭찬하자 그는 훈련 과정에서 익힌 대로 한 것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두 사람이 미국인들을 감동시킨 것은 위급 상황에서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한 기장의 책임감과 “두려움이 아닌 용기, 좌절이 아닌 희망”을 외치며 경제 재건에 앞장서는 대통령의 책임감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질질 끌던 개각이 경제팀을 중심으로 1월 19일 단행됐다. 그리고 원화가치 급락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든 747 기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청와대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에 내정했다.
그나마 비행 경험이 풍부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진동수 금융위원장,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등 2기 경제팀을 경제위기 수습에 맞는 ‘드림팀’ ‘3인의 특급 소방수’라며 시장이 반기는 편이라서 다행이다. 이들이 과연 기대에 부응해 불시착한 747기의 조종간을 제대로 잡고 꺼져가는 엔진을 되살려 이륙시킬 수 있을까? 위기 상황일수록 국민이 정부와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책임감과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다.
* 출처 : 양재찬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편집위원
자료참고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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