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와 실버타운
인류의 오랜 숙명이었던 생명연장의 꿈이 실현되어 가면서 이제 60세는 노인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현대인들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노인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전체 인구에서 노인인구의 비율이 7%가 넘으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를 넘으면 '고령사회'(aged society), 그리고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 또는 '후기고령사회'(post-aged society)라고 한다. 한국의 노인인구는 2000년에 337만명으로 전체인구의 7.1%를 넘으면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여 있다. 전문기관의 분석에 의하면 2020년 노인인구는 690만명으로 예측되어 전체인구의 13.2%, 2022년에는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유래가 없는 짧은 기간에 한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가 될 것이기에 서서히 고령사회로 변해간 선진국에 비해 그 충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유료 노인주거시설인 '실버타운'이다.
실버타운의 등장 배경
사회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대가족제도가 핵가족화 되어가고 있고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출산률이 감소하면서 아동인구가 줄어들어 사회의 고령화를 초래하였고 경제력이 있는 노인계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계층의 다양한 욕구가 증가하면서 노인들을 대상으로한 신규시장이 형성되어 실버산업의 일환으로 실버타운이 조성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료 노인주거시설을 실버타운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실버타운의 기능은 노인들에게 필요한 의료시설, 여가시설 등 각종 서비스 제공시설과 주거공간으로 구성된 복합 주거단지로 양로원 등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로원, 요양원 등의 노인주거시설 대부분이 무의탁 영세노인이 최후의 수단으로 생계유지를 위해 입소하는 불명예스러운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사회 통념상 노후에 자녀의 부양 범위를 벗어나 노인주거시설에 거주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시설 입소율이 저조한 실정이다.
국내 실버타운의 실태와 전망
경제력을 갖춘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선진국형 고급 실버타운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최근 생겨나고 있는 실버타운은 호텔식 서비스, 각종 식·음료서비스에 의료와 체력단련, 레크레이션, 휴양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지난 88년 수원에 국내 최초 실버타운인 '유당마을'이 들어선 이후 실버타운은 전국적으로 50여개가 산재해 있다. 이 가운데 규모가 큰 실버타운은 10여 곳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는 용인의 삼성 노블카운티, 서울 시니어스타워(신당동, 등촌동, 분당), 수원 유당마을, 인천 실버타운 등이다. 이러한 실버타운은 보증금 및 생활비에 있어 입주방식, 의료서비스, 편의시설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일단 실버타운에 입주하려면 1∼2억원의 보증금과 1인당 월 생활비가 10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사전에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맞는 곳을 찾아서 선택하여야 한다.
이러한 실버타운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건강정도에 따라 시설의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혼자서 생활이 가능한가 또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이 가능한가에 따라 선택할 시설은 달라진다. 대개의 경우 노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단계별로 주거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용인에 있는 삼성 노블카운티는 종신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건강한 사람, 일부 생활보조가 필요한 사람,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사람 등 3 단계로 구분하여 주거공간을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입주할 때 의사의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주거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둘째, 자손과 친지들로부터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몇몇 실패한 실버타운의 예를 들면 부동산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지방에 위치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입주자들은 고립감을 갖게 되는 등 심리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게 되어 입주를 꺼리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정기적이고 잦은 왕래가 가능한 여건을 갖춘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실버타운과 연계하여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면 노인들의 적적함을 덜 수 있어 좋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쾌적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백화점. 문화시설 등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당수 실버타운이 매일 서울까지 왕복 운행하는 자체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셋째, 의료서비스 질을 잘 따져보아야 한다.
입주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갖추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단지 내에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이 상주하고 있다. 응급상황 발생시와 보다 심도있는 치료를 위해서 인근 병원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몇몇 성공한 실버타운은 병원에서 직접 운영하거나 병원과 연계되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넷째, 시설설치는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시설설치는 보건복지부 인가사항이므로 관련법규에 따라 설치 및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법이 요구하는 필수 인원, 필수 시설 등을 모두 갖추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와 더불어 노인시설로 갖춰야 할 여러가지 구성요소들을 세심하게 배려해서 만들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단지 전체바닥에 턱이 없게 한다든가, 타일 등 미끄러질 만한 곳은 논슬립 처리를 한다든가, 요소요소에 응급콜을 설치한다든가 하는 것 등이다.
다섯째, 운영주체가 신뢰성이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입주자들은 꽤 많은 돈을 보증금으로 맡기기 때문에 운영주체의 재무상태나 도덕성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일부 시설 중 운영주체가 부도나거나 보증금을 갖고 도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념해야 한다.
여섯째, 관리비 및 내부구조 등을 따져봐야 한다.
시설 중에는 임대 형식으로 보증금을 받는 시설과 개인에게 분양하는 시설이 있는데 전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임대 형식의 경우 보증금은 일반 전세보증금과 같은 개념으로 사는 동안 맡겨 뒀다가 나갈 때 전액 돌려받도록 되어 있다. 통상 관리비 안에는 매일 3식의 식사, 주 2회청소, 의료서비스, 부대시설이용료, 수도광열비, 일반관리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곱째, 투자자산의 가치를 고려해봐야 한다.
실버타운은 입주방식에 따라 아파트처럼 분양을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개인이 소유하게 되는 복지주택과 전세형태로 임대하는 양로시설로 나누어진다. 이 중 분양 방식의 실버타운은 (주)서울시니어스타워에서 짓고 있는 성남시 분당과 서울 등촌동의 두 곳 뿐이다. 분양을 받더라도 아직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정도로 실버타운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실사용자가 전세의 경우와 잘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양방식의 실버타운은 분양을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 주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기존의 주택과 동시에 보유할 경우 1가구 2주택에 해당되는 것도 유의하여야 한다. 임대형식의 경우 전세와 같은 경우여서 대부분 전세권을 설정해주지만 일부 전세권 등기를 해주지 않거나 확정일자를 받지 못하는 곳도 있으므로 잘 검토해 봐야 한다. 임대 형식의 경우 투자이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계속 머물러 살 경우 보증금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나 화폐가치를 따져보면 오래 살수록 저렴하게 이용하는 셈이다.
실버타운이 아직은 사회전반에 걸쳐 일반화되지 못하여 생활의 편의을 고려한 고급형 실버타운 경우처럼 부유층의 전유물로 생각되고 있지만 자녀와 같이 살면서 겪는 갈등을 피하고 사생활의 자유를 누리고 싶어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주거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60세이상의 노인들 중 경제적인 여건이 된다면 단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로원보다는 주거, 의료, 휴양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내길 희망하는 바램은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고 경제적 여건 등으로 활성화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향후 실버타운은 우리들 주거의 한 형태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